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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소중한 시간




중학교 1학년 겨울이 되자 아침자습 준비물이 바뀌었다. 어떤 책이든 좋으니 책 한권, 그리고 보온병에 따뜻한 물.

그리고 우리는 약 40분의 아침 시간동안 보온컵에 뜨거운 물 한잔 따라놓고 마시며 책장을 넘겼다. 그 아침의 40분은

내 학창시절 12년을 통틀어 가장 아늑하고 평화로우며 고요한 시간이었다. 물론 그 40분이 끝나면 아이들은 신데렐라의

마법이 풀린양 목줄 풀린 개처럼 뛰어놀았지만.^^


그 때가 아니었다면 난 <죄와 벌>이라는 책을 시도해 볼 엄두도 못냈을 것이며(결국 다 못읽었지만--;;;), 책이 사람에게

위안을 줄 수 있다는 것도 몰랐을게다. 그 때의 기억 때문인지 몰라도... 난 지금도 아침볕이 드는 카페나 도서관에서 책장을

넘기는 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다. 


ps. 어린 우리들에게 우아하게 책 읽는 법을 느끼게 해주셨던 중1 담임선생님, 정정자 선생님께 뒤늦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