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전 20대의 경우는요... 좀 기본적으로 연민의 정을 많이 느끼는데 이 세대는 세대 전체적으로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내일이 오늘보다 나빠질 수 있다라는 걸 계속 생각하는 세대인 것 같아요...
-「나는 꼽사리다」中 선대인의 이야기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는 길... 선대인의 저 말을 들으면서 잠깐 목이 메었다. 불과 몇년전 내 나이가 2로 시작되었던 그 시기에
느꼈던 그 막막함을, 그리고 현재 그 나이를 지나고 있을 많은 젊은이들이 느끼고 있을 그 절망감을 참 따뜻하면서도 예리하게
짚어준게 고마워서였을까. 지금 어른이라 불리는 사람들 중에 청년들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 그리고 미안함을 마음에 품고
있는 이들이 조금만 더 많았어도 세상이 이렇게 차갑고 잔인해지지는 않았을텐데...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다가오고야 마는 내일이 오늘보다 더 낫다는 희망이 없는 삶은 상상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하다. 죽는게
낫다는 말은 그럴 때 쓰라고 있는걸지도 모른다. 그런 절망적인 감정을 이제 한창 꽃피기 시작하는 젊은이들이 느껴야 한다는
걸 대체 어떤 말로 설명해야 하는 것일까. 사회가 그냥 하나의 거대한 양로원이 되어가고 있다는 그런 생기없는 풍경. 그게
2012년을 살고있는 우리의 모습이다.
난 선대인 같은 어른들이 좀 많아졌으면 좋겠다. 말을 썩 잘하는 것도 아니고, 말투도 좀 어눌하고, 거기다가 결정적으로 유머
감각이 좀 난감할 정도로 떨어지긴 하지만 그 말들의 행간에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읽혀지기 때문이다. 자기가 아는
것을 일신의 안위를 위해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어떻게든 도움이 되도록 하려는 어른들이 많을 때,
젊은이들도 꿈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나도 그런 어른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