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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해가 뜨겠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 난 정치가 편가름 싸움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진정성을 믿지 못한다. 특히나 선거판이라는 것은

누구 하나가 거꾸러져야 끝나는 싸움이고 그 승리를 쟁취하기 위하여 온갖 술수가 난무하는 법이다. 그 안에서 도덕군자인양

근엄하게 목을 곧추세워봐야 감읍하며 좋아할 사람은 그 적들과 내부의 배신자들 뿐이다. 


이번에 기어이 이정희를 끌어내린 것은 다름아닌 그 도덕군자들이다. '비록 네가 잘못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네가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 왜? 그게 대의적 책임이니까!" 를 부르짖은, 아니 그냥 짖은 사람들에게 과연 어떤 대안이 있었나.

그저 똥물이 자기들에게까지 튈까 두려워 그녀를 몰아붙인 인간들. 제대로 싸워볼 생각도 없이 그저 싸움판에서 도덕을 찾는

결벽증 환자들. 진보는 분열로 망하기도 하지만 그놈의 결벽증이 분열을 조장하는 원천임도 엄연한 사실이다.


물론 이정희 하나가 국회의원이 된다고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그녀가 물러나버린 그 공백만큼 세상은 나아지지 않고 되려

뒷걸음질 친다는 것을 왜 모를까. 물론... 그래도 이런 도덕적 대의명분을 지키는 과정에서 세상은 아주 천천히 진보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천천히' 라는 시간의 멧돌 사이에서 짓이겨지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건 왜 보지를 못하는걸까.


이번일을 계기로 이정희는 더 큰 인물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때까지... 그녀가 보살펴야 할 많은 사람들이 볕을 쬘 날이

한걸음 멀어졌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다. 언젠가 해는 뜨겠지만... 당장은 지금의 어둠이 너무 고통스럽다. 그녀의 진정한

'희소식' 을 들을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