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소화하는 방법 중에 '괄호에 넣기' 가 있다. 즉 자기가 보기 싫고 듣기 싫은 것은 괄호에 넣어버리는 것이다. (중략...)
그런 '거리두기=괄호에 넣기' 야말로 우리를 도시에 살 수 있게 해주는 방편이다... 신문에서 읽은 살인사건에 대한 기사에
너무 신경을 쓰고 있으면 도시의 밤거리를 걸을 수 없을 것이며, 비위생적인 식당 주방을 고발한 프로가 너무 생생하게
머리에 남아 있으면 어디에서도 밥을 사먹을 수 없을 것이며, 공사장의 위험을 너무 잘 알고 있으면 길거리를 걸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괄호 넣기의 비법은 우리를 도시에서 살 수 있게 해준다.
그런 '거리두기=괄호에 넣기' 야말로 우리를 도시에 살 수 있게 해주는 방편이다... 신문에서 읽은 살인사건에 대한 기사에
너무 신경을 쓰고 있으면 도시의 밤거리를 걸을 수 없을 것이며, 비위생적인 식당 주방을 고발한 프로가 너무 생생하게
머리에 남아 있으면 어디에서도 밥을 사먹을 수 없을 것이며, 공사장의 위험을 너무 잘 알고 있으면 길거리를 걸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괄호 넣기의 비법은 우리를 도시에서 살 수 있게 해준다.
- <초조한 도시>(이영준), 17p
우린 모두 알게 모르게 괄호를 치며 산다. 그것도 아주 필사적으로. 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가기가 너무 힘겨운 탓이다.
이 책에서는 괄호 넣기라는 삶의 기법을 도시에서의 생존 전략으로 파악하지만, 사실 그것은 우리 삶 자체를 살아가는 지혜다.
일상에서 순간순간 나를 옥죄는 것들, 예를 들어 매일 내게 욕을 내뱉는 상사와 돈을 빌려가놓고서는 갚지 않는 친구, 노환으로
집에서 몸져 누워계신 부모님... 이런 사실들에 신경을 끄지 못한채 내내 얽매여있다면 그 정신이 온전하리라 기대하긴 힘들다.
그런 사실들에 괄호를 쳐 잠시라도 내 삶에서 그런 요소들이 생략된 듯 살아가기에, 우리는 정신적 파멸을 겪지 않으며 꿋꿋이
버틸 수 있는 것일게다.
내 옆에서 항상 밝은 표정으로 세상에 아무 걱정이 없다는 양 웃고 있는 그 사람은 어쩌면 괄호 넣기의 달인일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괄호 넣기라는 삶의 기법을 도시에서의 생존 전략으로 파악하지만, 사실 그것은 우리 삶 자체를 살아가는 지혜다.
일상에서 순간순간 나를 옥죄는 것들, 예를 들어 매일 내게 욕을 내뱉는 상사와 돈을 빌려가놓고서는 갚지 않는 친구, 노환으로
집에서 몸져 누워계신 부모님... 이런 사실들에 신경을 끄지 못한채 내내 얽매여있다면 그 정신이 온전하리라 기대하긴 힘들다.
그런 사실들에 괄호를 쳐 잠시라도 내 삶에서 그런 요소들이 생략된 듯 살아가기에, 우리는 정신적 파멸을 겪지 않으며 꿋꿋이
버틸 수 있는 것일게다.
내 옆에서 항상 밝은 표정으로 세상에 아무 걱정이 없다는 양 웃고 있는 그 사람은 어쩌면 괄호 넣기의 달인일 수도 있다.
누구 못지않은 고민과 근심을 안고 살지만, 일상에서는 그것들을 괄호의 공간에 밀어넣으며 잠시나마 망각할 수 있는 기술을
터득한 사람 말이다. 그들의 특별한 점은 단지 남들에게 우월하게 보이기 위한 가식이 아닌, 스스로 행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잠시 생략할 줄 아는 지혜가 아닐까. 타고난 낙천성이 아닌, 끊임없는 망각에의 의지가 만들어주는 짧지만 소중한
행복의 비법.
다들 힘들게 세상을 산다. 고민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왜 나만 이렇게 힘들게 사는지 비관하는 사람들도 많으리라.
그렇게 힘이 든다면... 그것들 하나하나의 양편에 과감히 괄호 부호를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그건 비겁한 회피도, 무력한
은폐도 아닌 내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줄 삶의 기호가 되어줄 테니까. 물론 괄호 넣기가 능사는 아니고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 할테지만... 그건 나중에, 내 마음이 작은 평안을 얻은 후에 생각하기로 하자. 몸살에 걸린 사람에게 권할 수 있는 것은
평소에 운동을 해서 건강해야 한다는 당위론이 아닌, 따뜻한 아랫목에서 푹 잘 수 있도록 이불을 덮어주는 마음이니까.
터득한 사람 말이다. 그들의 특별한 점은 단지 남들에게 우월하게 보이기 위한 가식이 아닌, 스스로 행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잠시 생략할 줄 아는 지혜가 아닐까. 타고난 낙천성이 아닌, 끊임없는 망각에의 의지가 만들어주는 짧지만 소중한
행복의 비법.
다들 힘들게 세상을 산다. 고민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왜 나만 이렇게 힘들게 사는지 비관하는 사람들도 많으리라.
그렇게 힘이 든다면... 그것들 하나하나의 양편에 과감히 괄호 부호를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그건 비겁한 회피도, 무력한
은폐도 아닌 내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줄 삶의 기호가 되어줄 테니까. 물론 괄호 넣기가 능사는 아니고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 할테지만... 그건 나중에, 내 마음이 작은 평안을 얻은 후에 생각하기로 하자. 몸살에 걸린 사람에게 권할 수 있는 것은
평소에 운동을 해서 건강해야 한다는 당위론이 아닌, 따뜻한 아랫목에서 푹 잘 수 있도록 이불을 덮어주는 마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