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년대 한국 경제개발 시기의 특징이 이촌향도라고 했던가? 사회시간에 분명 그렇게 배웠던 기억이 난다.
세월이 흘러흘러 21세기도 10년이 지났는데... 그래서인지 내겐 이촌향도가 아닌, 이도향촌(移都嚮村)의 욕구가
불쑥불쑥 솟는다. 꼭 시골이나 전원의 향취를 갈구한다기보다는 서울을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큰 탓인지 모르겠다.
난 분명 뼛속까지 서울사람인데... 서울에 큰 애착이 없다. 올해들어 출장 및 여러 이유로 지방을 갈 일이 많았는데
그 때마다 '아~ 서울만 사람사는 땅은 아닌데...' 라는 생각만 가득. 어제 출장차 찾은 대전의 고요한 아침 풍경을
보면서 또 한 번 '하아~ 이렇게 여유있는 곳을 놔두고 왜왜왜 서울인가...' 이런 생각. 특히나 내 눈을 홀렸던 것은
가을볕이 노오랗게 덮인 주택 지붕들의 풍경. 사방을 둘러봐도 아파트 뿐인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따뜻한 정경을
바라보며 기가 막히다는 말밖에는 나오지가 않았다.
삶에 대해 큰 욕심이 없다보니 공간적 환경에도 별다른 구애감은 없다. 나중에 내 새끼 낳아서 꾸역꾸역 좋은 학교,
좋은 학원 보내기 위해 집을 옮기거나 기백만원씩 들일 생각도 없으니 내게 서울이란 공간은 별 메리트 없는 사치인 셈.
그닥 메트로섹슈얼이 아닌, 컨츄리섹슈얼의 냄새가 더 많이 풍기는 난 서울 시티즌이란 정체성이 참 별로다...
바야흐로 세종시 입주 개시가 임박했는데... 우리 회사는 대세에 합류할 생각이 없는걸까?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