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답지는 있는데 그것을 제시하지 않고 그저 날 믿어주지 않아 답답하고 억울하다고 항변을 한다. 증거를 통해 이성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닌, 눈물을 이용하여 감성에 호소한다.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을 악의 세력으로 규정하고 그들 때문에 상처가
더 깊어지고 곪아간다며 몸부림친다. 의혹에 대처하는 타블로의 자세는 천안함 사태의 해법과 100%의 싱크로율을 보인다.
타블로가 스탠포드를 나왔을지언정 자기 스스로를 얽맨건 다름아닌 자신의 대처법이라는건 도무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의혹을 제기하는 '광신도'들이 결정적 증거로 거론하는 것들 중 단 하나만 내놓았더라면 애초에 웃기지도 않는 해프닝으로
끝날 사건을, 자꾸 제3자를 끌어들이고 엉뚱한 자료를 제시하면서 사태를 키운건 누구였는가. 왓비컴즈도 제정신이 아니지만
타블로 역시 그리 잘한거 없다. 그가 최후의 카드로 꺼내든 스페셜 방송도 결국엔 대중 감정에의 호소를 통한 상대에 대한 비난
이었을 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 정말 제대로 졸업을 했다면... 왜 논문번호를 말할 수 없는 것인지
난 정말 모르겠다. 논문에 X파일이라도 담겨있나?
그는 진정 마녀사냥의 희생양이었을지도 모른다. 정말 억울해서 미쳐버릴 지경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그가
지금껏 비난해 마지않던 속물같은 기성세대의 해법으로 일관했다는 점에 무척이나 환멸을 느낀다. 자신이 진정 당당하다면
'까봐 까봐~' 라며 칭얼대는 인간들에게 '봐라 이 새끼야! 됐냐?' 라고 지를 수 있는 객기도 필요하다. 에픽하이 노래 가사 속
메시지들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었는지... 그 노래를 만든 타블로는 다 잊고 있는 모양이다.
천안함도 석연치 않게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고, 타블로 역시 유야무야 최후의 승자가 된 모양새다. 그는 말한다. 다시는
예전처럼 살긴 힘들 것 같다고. 그 책임이 과연 왓비컴즈를 위시한 집단에게만 있다고 생각한다면, 스탠포드를 나올 정도의
이성과, 그의 노래에 흘러넘치던 문제의식은 과연 어디에 박혀 있는건지 의심할 수 밖에.
타블로는 결국 천안함을 타고 의혹의 강을 건넜다. 아주 지.저.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