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아, 사랑이 내게 온 적이 있었나
마음을 속여봐도 남은 슬픔이 서러운
지금 소나기 내린다
마음을 속여봐도 남은 슬픔이 서러운
지금 소나기 내린다
- 아스팔트 킨트, <소나기 내린다>
자연으로부터 분리되어 흙을 밟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을 일컬어 독일에서는 아스팔트 킨트(Asphalt Kint)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 노래를 부르는 동명의 그룹의 목소리에서는 흙냄새가 아닌, 건조하고 각이 진 무채색의 건물속에서
창밖에 내리는 비를 바라볼 때 느껴지는 그런 헛헛하고 애잔한 정서가 느껴지는 것은.
그래서일까. 이 노래를 부르는 동명의 그룹의 목소리에서는 흙냄새가 아닌, 건조하고 각이 진 무채색의 건물속에서
창밖에 내리는 비를 바라볼 때 느껴지는 그런 헛헛하고 애잔한 정서가 느껴지는 것은.
'소나기' 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나이와 함께 변하지 않았던가. 소설 '소나기' 속 주인공을 떠올리던 유년시절의
풋풋함에서 안타까운 추억을 되새김질하며 소주잔을 기울이거나 담배를 빼어 무는 궁상맞음까지... 변함없는 건
그 어떤 느낌이든 밝고 촉촉함이 아닌, 어딘가 마음을 가라앉게 만드는 무게감이 있다는 것. <소나기 내린다>라는
노래는 그 무게감을 극단까지 끌어올렸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세상엔 비에 대한 노래가 참 많지만, 난 이 노래만큼 서글픈 곡을 들어보지 못했다. 가사와 멜로디 모두에 물기가
이렇게 축축하게 묻어있는 노래가 또 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