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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한 장의 추억



「내 옆에 있는 사람」(by 이병률) 中...



이병률 작가의 여행 산문집을 보다가 책 속에 실린 한 장의 사진을 보며... 잊고 있었던 어떤 날이 떠올랐다.


빛도 다르고, 걷는 방향도 다르고, 질감도 다르지만... 그래도 책 속 풍경과 살짝 비슷한 2008년의 어느 여름날의 사진.




(2008.6.29, @대천)



모든게 막막했던 20대의 마지막 해... 전지훈련 간 후배들 격려한다는 핑계로 수박 한덩이 덜렁 사들고 찾아갔던 대천.


바다를 보면 마음이 좀 후련해질거라 생각했지만 결국 술만 잔뜩 마신채 별 위안을 얻지 못하고 올라오긴 했지만...


노을도 사라진 저녁 무렵에 찍은 저 한 장의 사진은 남았다. 말없이 내내 해안을 걷기만 하던 두 남녀의 모습이 담긴.



그 해 가을, 난 말로만 듣던 취업이란 걸 했고 그 후 거짓말 처럼 7년의 시간이 훌쩍 지나고 말았는데...


저 날 나와 함께 술을 마셨던 선후배들은 모두 잘 지내고 있는지...


그리고... 대천 바닷가를 하염없이 걷기만 하던 저 두 사람은... 지금 어떤 인연이 되어 살아가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