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게 농구로 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아무 동그란거나 손에 잡히면 무조건 공중으로 한 번 던지고 봤던 그런 시절.
8월의 대낮에도, 12월의 한밤에도 미친놈마냥 농구공 튕기며 놀던 그런 때가 있었다.
이제는 코트 한 번만 왕복해도 숨이 턱까지 차고, 세게 점프를 하면 무릎이 놀라곤 해서 서글프지만...
키다리들과 몸싸움을 하며 좋은 자리를 잡고, 공이 림을 튕겨 나왔을 때 행여 공을 빼앗길새라
힘껏 뛰어올라 팔을 쭉 뻗어 공을 낚아챘을 때의 그 희열은 진짜 기가 막혔다.
내가 데니스 로드맨 같고, 강백호 같고, 전희철 같아서...ㅋㅋㅋ
어느 목요일 늦은 출근길... 매일마다 보고 지나치는 조각상이
새삼스레 만화 속 강백호인양 리바운드를 하는 것 같아 급히 카메라를 꺼내 한 컷을 찍었다.
간만에 느낀 그 기분좋은 느낌, 그 찰나의 두근거림을 놓칠까봐서.
"리봐~운드!!!"
(@을지로, '15.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