凝視
그렇게 떠나간다...
yanggang
2013. 2. 22. 23:00
지금 우리는 노회찬을 잃었고 유시민을 떠나보냈다. 대선에서 진 대가로 잃은 판돈으로 치기엔 너무 크고 아픈 사람들이다.
하지만 날 더 아프게 하는건 그들을 잃은 것에 대한 사람들의 무감함이다. 특히 사람들은 유독 유시민에게 참 가혹하다.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보아온 그의 행보는 충분히 비판 받을만 했고 책임도 무시할 수 없으리만치 크지만, 우린 아직
그에게 만회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간 도피와 은둔으로 일관해온 대다수의 친노와 달리 유시민은 현실을 떠나지 않고
사람들과 함께 했다. 새누리당이나 민주당 구세력과 달리 부패와 비리와는 전혀 접점이 없었음에도 그는 지독히도 많은
비난과 증오를 안고 살았다.
유시민의 퇴장이 옳다고 수긍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느 정도의 완벽함을 갖춘 국회의원을 원하는 것일까. 그정도의
정치감각과 전투력을 갖춘 이를 내보내고 어떤 인재를 기용하여 정치판을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것을
고결한 진보정당 및 진보세력에서 찾는다면 답이 없는거고, 문희상이라는 최악의 카드를 사용한 민주당이라고 한다면
그냥 절망 그 자체라고 할 수 밖에. 새정권에 합류할 인사들의 부끄럽다 못해 추악한 과거에는 체념과 침묵으로 일관하는
사람들이 유독 유시민 같은 이들에게는 놀라울 정도로 엄격한 윤리적-도덕적 잣대를 들이댄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또
질 수 밖에 없는 싸움을 준비한다. 무한루프처럼...
노무현 정권 당시 FTA 등 당시 정권의 잘못된 행태를 어떻게든 합리화 하려 들며 많은 이들의 가슴에 못을 박은 것은
엄연한 사실이지만, 그것이 자연인 유시민이 아닌 정무직 유시민의 입장이었다고 한다면... 한번 더 그에게 기회를 줄 수는
없는 것일까. 뭐 결국 스스로의 결심에 의해 퇴장한 것이긴 하지만... 그 퇴장을 두고 신이 나서 떠드는 순결한 진보들을
보며 그냥 한없이 서글퍼졌다.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경쟁자를 더 미워하는 못난 사람들을 보는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