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眞/풍경

이 봄의 끝을 잡고

yanggang 2010. 5. 5. 23:19

이번 봄은 유난히 사진을 많이 안찍었습니다. 백수 시절엔 봄 내내 무거운 사진기를 어깨에 달랑달랑 메고 다니며 사진 찍는

재미에 시름을 잠시 잊었고, 작년에도 하루 이틀정도 날을 잡아 작정을 하고 지칠 때까지 셔터를 눌렀더랬는데... 올해는

날씨가 그래서인지 흥이 잘 안나더군요. 어제 오늘... 공기에서 끈적이고 눅진한 냄새가 나는 걸 보니 우리가 바랬던 봄은

슬그머니 물러가고 여름이 뜨거운 콧김을 뿜으며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얼레벌레 봄이란 손님을 보낸게 아쉬워... 틈틈이 찍은 사진 몇장으로 봄의 끝자락을 놓아줄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올해 봄은 이래저래 궂은 소식과 그에 못지않은 날씨로 얼룩졌지만... 이지형이 부른 '봄의 기적' 속 노랫말처럼 내년에는

온기로 가득히 퍼져가는 봄 향기에 마음이 떨려올 봄이 오길 바라며.












나도 언젠가부터 창가의 아지랑일 볼 때면

온기로 가득히 퍼져가는 봄 향기에 마음이 떨려

냇물이 흐르고 꽃이 피어나면 그대도 나처럼 웃어

긴 잠에서 깨어 새가 노래하듯 다시 난 살아 갈 수 있다고

- 이지형, <봄의 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