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ey/日本
결항에 대처하는 그들의 자세
yanggang
2015. 6. 10. 12:19
일본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 태풍 '판폰' 이 일본 열도를 덮쳤다. 자연재해에 익숙한 일본이 태풍에 대응하는
방식은 정말 철저했다. 비행기가 뜨느냐는 둘째 문제고, 공항으로 가는 열차들이 운행을 안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고
새벽 5시에 눈을 떠 공항으로 출발했다. 비행기는 10시가 넘어서 뜨는데. 공항에 6시경에 도착했을 때,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항공편 연착... 그것도 무려 6시간이나. 나고야 공항은 눈부신 햇볕으로 뒤덮여 있었으나,
어쩌랴... 하늘위 상황을 우리는 모르니까. 연착 소식에 공항은 일대 혼란에 휩싸인다. 약 9시간의 기다림을 뭘로 채워야 하나.
한바탕 항의와 넋두리, 서성임의 시간이 지나가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지루함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졸고, 휴대폰을 만지고, 일광욕을 하고, 수다를 떨고... 이 모든 과정들을 지켜보고 사진을 찍으며 나 역시 결항이란
지루한 시간을 견뎠다. 그리고 약 8개월의 시간이 지나 다시 사진을 열어보니 일상의 분주함과 숨막힘보다 그 때 그 지루함이
참 좋았던 거였더라. 올해도 꼭 어디론가 떠나봐야겠다.
그래도 다시 만날 땐... 결항은 거절하겠어요.